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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언론인권상 심사평] 언론(인권) 잔혹사, 그 분명한 기록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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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인권센터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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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회 언론인권상 심사평 

언론(인권) 잔혹사, 그 분명한 기록에 박수를 보낸다
 
 
2010년 겨울은 제법 '한파'나 '동장군'이라는 표현들이 어울릴 만큼 매서운 추위를 몰고 왔다. 그리고 그 추위의 기세는 해를 넘기면서까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겨울은 좀 추워야 겨울답다'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략 7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겨울은 흔히 꽁꽁 얼어붙은 한강, 처마 밑의 굵직한 고드름과 더불어 한 겨울 영하 15에서 20도를 오르내리는 수은주를 떠올리는 그런 계절로 기억되고 있다.
 
그런데 세상을 얼어붙게 했던 게 어디 계절의 기온뿐이었는가. 군사독재정권의 혹독한 전제정치는 국민의 말할 권리, 표현의 자유를 얼어붙게 했고 사람으로서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기본적인 인권마저 철저히 유린시켰다. 인권이란 어떤 획일적인 권력으로부터 맞서 인간이면 기본적으로 누리고 보호받아야 할 사회보편적인 권리인데, 참 속상한다. 도대체 지금이 어느 때인데 과거 군사독재시절의 케케묵은 언론과 인권유린 이야기를 또다시 꺼내야하는지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언론인권에 대한 개념을 다시 한 번 되씹고 넘어가자. 언론인권은 인간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는, 사상과 언론 및 표현의 자유를 내포하는 인간의 기본적 권리를 말한다. 이는 정보를 공급받는 국민은 물론 소통의 통로에서 정보를 생산하는 미디어 모두에 해당되는 권리이다. 그리고 정부는 언론인권이 보장되고 실현될 수 있도록 국민과 국가로부터 위임된 고유의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 우리는 그러한 언론과 인권을 자유와 민주주의에 입각한 언론이요 인권이라고 이해한다. 또 그 같은 환경을 조성하고 가꾸어가는 국가를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말한다. 이것이 우리가 배웠고 또 추구해야할 언론과 인권이다.
 
그렇다면 2011년 대한민국의 현실은 어떠한가. 현재 우리의 언론과 인권 그리고 이명박 정부를 생각하면 과연 우리가 21세기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는 게 맞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참 가슴이 답답하고 씁쓸한 마음 가눌 수 없다. 도대체 이명박 정부는 자유와 민주라는 환경을 조성하고 인간답게 누릴 정보의 권리, 자유로운 말길 소통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매우 심각할 정도로 그렇지 않다. 점수로 치자면 어김없는 낙제점수다.
 
소통을 거부하고 자유로운 말길을 억압하는 이명박 정부의 문화권력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이삼십년쯤 뒤로 돌려놓은 패권과 다를 바 없다. 정권창출에 줄서거나 일조했던 문화 코드 인사들을 주요 언론사들과 언론유관단체들에 떨어뜨린, 이른바 낙하산 인사의 전횡을 비롯해 경제와 산업논리를 위장한 신문방송 합병의 밀어붙이기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또한 재벌보수 언론들에 대한 종편채널 진출 특혜는 물론 현재 거론되는 종편출범 이후의 먹여 살리기 특혜 우려가 그렇다. 특혜를 고대하는 종편사업자들 뒤에 어김없이 재벌대기업들과 보수언론들이 끈끈하게 결탁하고 있음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이렇듯 문화권력을 무기로 지배하는 그들의 안중에 사회정의를 실천하는 언론, 진정한 말길의 소통을 간구하는 국민들의 바람과 희망은 존재하는가. 정부권력의 비위를 맞추고 결탁하는 많은 언론들이 전방위적 사찰을 주도했다는 정부권력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하고 문제제기조차 하지 못했다는 것은 언론의 직무유기라고 할 수 있다. 끊임없이 불거져 나오는 노동자 인권의 사회적 문제를 제대로 지적하지 못하고 심지어 외면한 것은 자본에 얽매인 '가난한 언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연말연시가 되면 이런저런 시상식들이 열리고 각종 상들이 쏟아진다. 연예대상이나 가요대상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언론인들에게 수여되는 상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사회적 명성이나 업적을 치하하는 상, 또는 조직이나 단체 등의 사회적 연고를 내세우면서 세를 과시하려는 것 같은 상들도 자주 눈에 띤다. 하지만 사회의 그늘진 곳이나 권력의 그림자에 가려 신음하는 사람들의 절박한 이야기를 전하는 언론들에 대한 상은 그리 많지 않다.
 
(사)언론인권센터가 시상하는 상은 바로 그 중심에 있다. 미디어로부터의 인권 침해 방지 및 미디어를 통한 인권 신장에 기여한 언론인 또는 관계자를 포상함으로써 언론의 사회적 책임 제고와 언론개혁에 기여할 것을 목적으로 언론인권상을 제정하여 시상하는 것, 그것은 작게는 언론의 언론에 의한 인권신장을 위한 소박한 행위요, 크게는 올바른 역사 만들기에 동참하는 행위인 것이다.
 
지난 2010년 1월 1일부터 동년 12월 31일까지의 업적을 대상으로 2010년 12월 20일(월)부터 2011년 1월 12일(수)까지 응모된 작품들은 방송, 신문, 라디오, 잡지, 인터넷 매체의 제작물 등 총 20편이었다. 예년에 비해 응모작품의 수도 많아졌고 또한 질적으로도 그 수준이 상당히 높았다는 것이 이번 심사위원회의 전체적인 평가였다.
 
(사)언론인권센터는 언론계, 학계, 법조계, 시민사회단체 등 각 분야의 전문성과 권위 있는 인사들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했고, 심사위원회는 심도 있는 논의와 토론을 거쳐 본상 2편과 특별상 2편 그리고 특별공로상 등 모두 5편을 최종 선정했다. 이번에 응모된 작품 대다수가 수상작으로서의 조건을 갖추었다고 판단되었던 만큼 선정의 어려움 또한 적지 않았다는 것이 심사위원회의 평가였다. 본상 1편과 특별상 1편을 선정하려했던 당초의 규모를 넘어선 선정 결과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아래는 각 상에 대한 상세한 심사평이다.
 

언론인권상 특별공로상
최병성 목사 - 블로그 '생명의 편지' 운영자
최병성 목사는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2007년부터 시멘트 제조과정의 문제점을 현장취재와 끈질긴 시민정신으로 사회의제화 시켰으며, 최근에는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집중 조명하는 등 지속적으로 생명권과 환경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1인 미디어로서 기성언론을 뛰어넘는 왕성한 활동과 인터넷에서 시민의 표현권을 지키려는 진정한 용기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언론인권상 특별상
창원MBC <대찬토크 말쌈> - '인권에세이-여기 사람이 있다'
'인권에세이-여기 사람이 있다'는 지난 1년 간 경남의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현장, 우리주변의 인권을 조명한 프로그램이다. SSM에 몰린 창원 가음정시장 상인의 이야기, 4대강에 휩쓸려버린 김해 상동 매리마을. 산딸기 농민들의 억울한 하소연 등 그 동안 못 보고 지나친, 혹은 못 본체 도망친 '사람 이야기'를 통해 우리 안에 아직 남은 인권 감수성을 되살리겠다는 제작취지가 잘 드러났다.
 

언론인권상 특별상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는 라디오 매체의 한계를 뛰어넘어 우리사회의 중요 이슈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왔으며, 소외계층과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다. 특히 거의 대부분의 매체들이 G20 취재에 몰두할 때인 2010년 11월 11일, 전태일 열사의 40주기를 기념해 6년 만에 이끌어낸 기륭전자의 노사합의 인터뷰를 비롯해 당시 악화일로를 걷고 있던 노사의 상태와 논쟁점을 공평하게 알리고자 노력했다.
 

언론인권상 본상
MBC - '민간인 사찰, 풀리지 않는 의혹'수첩>

MBC 은 '이 정부는 왜 나를 사찰했나'외 2편을 통해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불법적인 민간인 사찰 문제를 처음으로 지적하고 공론화(公論化)했다. 이후 검찰이 공직윤리지원관실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으며 불법적인 사찰이 광범위하게 자행됐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졌다. 권력에 의한 '시민의 권리 침해'의 실상을 드러냄으로써 권력의 감시와 시민의 인권보호라는 언론 본연의 사명을 다한 점이 인정됐다.
 

언론인권상 본상
프레시안 경제팀 - 노동인권 관련 비판기사
프레시안 경제팀은 비정규직노동자의 현실 등 우리사회의 노동환경을 둘러싼 양극화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루어왔다. 특히, 쉽지 않은 취재환경에도 불구하고 한국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기업 내부의 인권 문제에 대해 여타의 언론과 달리 끈질기게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는데 꾸준히 기여한 점이 돋보였다.

수상에 선정되신 분들에게는 큰 축하를 드리며, 비록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정성껏 응모해주신 다른 분들에게도 심심한 감사의 뜻을 표한다. 심사위원회는 선정되지 못한 분들의 응모작품들에 대해서도 그 소중함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말씀을 아울러 드린다.
 
(사)언론인권센터와 심사위원회는 언론인권상이 우리사회의 언론으로 하여금 정직한 보도, 공정한 여론, 정직한 언론을 실현하는데 작으나마 격려와 위로가 되고, 특히 이 '혹한의 겨울'에 언론인들의 손발에 동상이 걸리지 않도록 조금이나마 온기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그런 따뜻한 털장갑과 털양말 같은 역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수첩>


 
2011년 1월 28일
(사)언론인권센터 제9회 언론인권상 심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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