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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언론인권상 수상작

[제20회 언론인권상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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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회 언론인권상 심사평

  

류한호 (광주YMCA 이사장20회 언론인권상 심사위원장)

  

언론인권상은 다소 특별한 언론상입니다언론상은 통상 저널리즘의 질을 기준으로 좋은 보도를 선정하여 시상합니다그러나 언론인권상은 인권침해사례에 대한 보도언론보도로 인한 인권침해를 방지하는 데 성과를 올린 보도그리고 인권과 관련한 국민의 알권리 신장에 성과를 올린 보도 등을 상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언론인권상은 언론인권센터가 2003년 시작하여 올해 20회째를 맞았습니다.

2021년 언론인권상에는 무려 41개 작품이 추천되었습니다이처럼 풍성한 작품은 언론인권상 출범 이래 가장 많은 수이며다른 언론상 출품작 수와 비교해도 많은 편입니다이처럼 많아진 이유를 명확하게 규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기자들의 인권감수성이 높아져 인권 관련보도가 많아진 것일 수 있습니다인권침해가 여전히 다양한 방식으로 저질러지고 있는 탓일 수도 있습니다인권문제가 종적·횡적으로 확대되어인권영역에 들어 있지 않았던 이슈가 새롭게 인권영역으로 진입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다만 이제까지 거의 또는 전혀 문제시되지 않았던 문제들을 둘러싸고 작성된 기사가 여러 건인 것을 보면 우리 언론계에 인권에 대한 인식의 지평이 넓어지고 깊어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41개의 작품이 각기 나름의 향기와 가치를 갖고 질적으로도 우수한 까닭에 수상작을 골라내는 일은 어려웠습니다세밀한 심사결과 1차 심사에서 8작품을 골라 2차 심사로 넘겼습니다여러 날을 두고 살펴 본 뒤 열린 제2차 심사에서 본상 1작품특별상 2작품을 선정할 수 있었습니다수상작으로 선정되지 않은 작품들도 다수가 수상작과 버금갈 정도로 높은 수준을 보여 주었습니다.

 

본상 수상작으로 결정된 KBS 시사기획 창 <낙인죄수의 딸>(하누리박상욱김선영)은 범죄자의 자녀도 그와 함께 처벌받아야 하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했습니다이 보도는 일종의 연좌제의 피해를 입고 있는 범죄 수형자의 미성년 자녀들의 인권복지문제를 심층보도했습니다수형자의 자녀로서 사회도 알지 못하고 심지어 부모조차도 알지 못하는 상태로 고립된 채 살아가는 어린아이들의 존재를 사회적으로 부각시켰습니다법적으로 수용자 자녀를 위한 인권 보호책을 만들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습니다그 결과 여성가족부와 법무부가 협력하여 수용자 자녀지원 시스템을 만들고수용자 자녀 실태조사를 실시하게 되었으며드디어 지난 7월 국회 본회의에서 수용자 자녀 보호법이 통과되기에 이르렀습니다. <문제인식-문제제기-사회적 논의-문제해결>이라는 사회적 문제해결 저널리즘의 흐름을 보여준 수작으로 평가되었습니다.

특별상으로 선정된 경향신문 <감염병 시대집회의 미래>(오경민민서영이두리이홍근조문희)은 코로나19 이후 다양한 방식으로 제약되고 있는 집회의 자유라는 기본적 인권 문제를 다뤘습니다이 기사는 헌법으로 보장된 집회의 자유가 얼마나 억제되는지에 대한 분석이 있었고기댈 언덕이 모여서 외치는’ 집회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보도되었습니다단계적 일상회복을 앞두고 장기간 과도하게 억제되었던 집회의 자유를 되살려야 한다는 보도내용은 상당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시민단체들은 집회의 자유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고서울시를 비롯한 정부기관들은 집회에 대하여 유연하게 대응하게 되었습니다.

특별상으로 선정된 부산일보 <늦은 배웅_코로나19 사망자 애도 프로젝트> (이대진오금아김준용서유리)는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최대 피해자인 사망자와 유가족의 아픔을 온전히 들어보고 그 치유방안을 모색했습니다어려움을 뚫고 코로나19로 이별조차 못한 이별을 겪은 유가족을 찾았다제대로 장례도 치르지 못했던 이들의 아픔을 화가들과 협력하여 미술작품으로 재탄생하게 하는 언론과 미술의 콜라보를 통해 늦은 배웅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냈습니다사회적 아픔을 이웃과 더불어 치유하는 인간적 저널리즘으로본격적 스토리텔링과 인터랙티브 페이지를 통해 독자와 함께 호흡하는 능동형 콘텐츠라는 점도 높게 평가되었습니다.

 

날이 갈수록 언론인권상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음을 실감합니다많은 작품이 출품되는 것뿐만 아니라 많은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수준이 높습니다이는 기자들의 관심이 좀 더 깊은 곳으로좀더 작은 곳으로좀더 눈에 뜨이지 않는 구석진 곳으로 향하고 있다는 언론 활동의 질적 향상을 뜻합니다일부 언론의 정치 관련 보도에서 나타나는 지나친 당파성이나 비객관적 보도와는 방향과 결이 다른어쩌면 한국 저널리즘이 질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징표일 수도 있습니다그리하여 우리는 이 시대의 혼돈에도 불구하고 기본적 인권의 문제를 취재, 보도 대상으로 삼고 심층적으로 접근하는 기자들에게 한국 언론의 희망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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