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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언론인권상 심사평] 언론, 사회적 책무를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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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언론인권상 심사평

언론, 사회적 책무를 기록하다

 
한국사회처럼 역동적(dynamic)인 사회가 또 있을까? 여기서 '역동적'이란 사실 그다지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지 않다. 본래 사회는 끊임없이 발전하고 개혁됨으로써 역동성을 띠게 되는 것이라지만, 충격적이거나 혼란스런 상황의 사건들로 그 역동성 본래의 의미가 희석되기도 한다. 유감스럽게도 우리사회는 전자라기보다 후자에 더 가깝다는 말을 듣는다. 오히려 "위기사회"(risk society)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역동적이란 표현은 적어도 한국사회에서만큼은 그다지 달갑지 않은 의미로 느껴지기도 한다.
 
예외 없이 작년 한 해도 참 '역동적인 사건'들이 많았다. 툭하면 사건사고들이 헤드라인을 장식했고 차마 믿겨지지 않는 참사들도 있었다. 안타까운 일이다. 사회적 갈등이 첨예했던 이면에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이 설자리는 별로 없었다. 비상식이 상식을 위협했고 비정상이 정상을 잠식하는 분위기였다. 모든 것을 차치하고라도 사회정의와 말의 논리를 가장 중요한 사명으로 여겨야 할 언론도 극소수를 제외하곤 이정표를 잃은 듯 제 갈 길을 찾지 못하는 듯했다.
 
하나의 작은 촛불이 주변의 칠흑 같은 어둠을 밝히듯 비록 극소수이기는 했지만 사회의 무관심에 묻혔던 진실을 세상 밖으로 꺼내어 정의라는 이름으로 공명과 공감을 이끌어낸 참언론도 있다. 우리는 흔히 이러한 언론을 이르러 '정론 추구 언론'이라 말한다. 우리사회는 이러한 언론들에게 상(賞) 이라는 형식으로 그들의 의로운 취재보도를 조금이나마 격려하곤 한다.
 
사단법인 언론인권센터가 시상하는 언론인권상은 바로 그 대표적인 상이다. 언론인권상은 "미디어로부터의 인권 침해 방지 및 미디어를 통한 인권 신장에 기여한 언론인 또는 관계자를 포상함으로써 언론의 사회적 책임 제고와 언론개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올해로 15회를 맞은 언론인권상은 언론의 언론에 의한 인권신장을 위한 것임과 동시에 참다운 언론 정립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해왔다.
 
제15회 언론인권상은 지난 2016년 한 해 동안의 제작물을 대상으로 공모해 접수된 것들 중에서 선정되었다. 응모작은 신문, 방송, 인터넷 매체의 제작물 등 총 10편이었다. 예년에 비해 응모작품의 수는 다소 적었으나 내용적으로는 수작들이 응모되었다. 사회 각계의 전문성과 권위 있는 인사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는 심도 있는 논의와 토론을 거쳐 하나의 본상과 두 개의 특별상 등 모두 세 개의 제작물을 최종 선정했다. 아래는 각 상에 대한 상세한 심사평이다.
 

언론인권상 특별상
홍용덕, 박임근, 김영동 기자(한겨레 신문 사회2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 사건'


살인사건에 대한 무리한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제대로 된 법률 구조도 받지 못한 채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피해자들이 재심을 통해 무죄로 밝혀진 사건을 심층 취재 보도한 것이다. 사법 권력의 행위가 때로는 사회적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일깨워줌으로써 언론이 인권보호에 기여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되었다.
 

언론인권상 특별상
김민지 연출(EBS 진로직업청소년부): <하나뿐인 지구> '이상한 나라의 죽음 - 가습기 살균제 대참사'


사상 최악의 환경 재앙이라고 불리는 '가습기 살균제 대참사'로 많은 인명을 앗아간 사건을 추적한 다큐멘터리이다. 죽음이라는 고통에 시달리는 피해자들의 삶을 생생하게 기록함과 동시에 기업과 정부의 무책임을 고발한 의미 있는 문제작이다. 앞으로도 있을지 모르는 수많은 잠재적 피해자에 대한 경고와 국민건강을 보호해야할 정부의 역할을 심층 조명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언론인권상 본상
안윤태 PD(SBS 시사교양본부): <그것이 알고 싶다> '살수차 9호의 미스터리 -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의 진실'


집회 참가 중 경찰의 물대포를 맞은 백남기 농민이 사경을 헤매다가 숨진 것은 우리사회에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던 큰 사건이었다. 검경의 늑장 수사는 물론 특히 직접적인 가해를 했던 경찰이 그 책임을 회피하자 제작진이 진실을 밝히고자 직접 비교실험까지 하기도 했다. 또한 다각도로 촬영된 영상자료와 전직 의경 그리고 경찰의 증언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려 노력했던 점이 돋보였다. 이 제작물은 경찰의 무리한 진압의 심각성을 비판하였을 뿐만 아니라 백 씨 사건이 단순한 우발적 사고가 아닌 공권력 남용 등 경찰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로 발생했음을 지적하였다. 국민의 인권보호라는 측면에서 언론이 해야 할 사회적 책무(social responsibility)에 충실했다는 점이 매우 높이 평가되었다.


언론인권상을 수상한 분들에게는 마음으로부터의 축하와 격려를 드리며, 비록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정성껏 응모해주신 다른 모든 분들에게도 심심한 감사의 뜻을 드린다. 심사위원회는 선정되지 못한 분들의 모든 응모작들에 대해서도 그 소중함을 높이 평가했다는 말씀을 아울러 드린다.
 
(사)언론인권센터와 제15회 언론인권상 심사위원회는 언론인권상이 우리사회의 언론으로 하여금 정직한 보도와 공정한 언론을 실현하는데 작으나마 격려와 위로가 되고, 특히 이 어둠의 시대에 언론이 의연하게 그 빛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해줄 것으로 확신한다.


 
2017년 3월 28일
(사)언론인권센터 제15회 언론인권상 심사위원회를 대신하여
최경진(심사위원장/대구가톨릭대 언론광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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