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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언론인권상 심사평] 언론에 의한 인권유린을 사건화한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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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인권센터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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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언론인권상 심사평
 

언론인권센터는 2014년 한해의 '한국의 언론과 인권'을 되돌아보는 2015언론인권상 선정을 위해 총 12편의 후보를 놓고 심사하였습니다. 인권신장에 기여하고 인권보호를 위한 언론의 역할을 되새기는 데 기여한 훌륭한 작품들이 많았으며, 심사를 통해 본 상 한 편과 특별상 두 편을 선정했습니다.
 
심사과정에서 대면한 '2014년의 언론과 인권'의 키워드는 자랑스러움보다 부끄러움이었습니다. 세월호의 아픔을 겪으면서 많은 사회구성원들이 국가의 존재에 대해 물은 것과 마찬가지로, 기록하고, 전하고, 고발하는 언론의 기본적 소임에 대해 묻고 성찰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우리가 아직도 잊지말아야 하며 규명해야 할 것이 많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논의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무엇보다 금번 언론인권상 후보작에 2014년 한 해를 관통했던 최대 사건인 세월호 관련 프로그램이나 보도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지상파 방송과 주류 신문 언론이 도대체 지난 한 해 세월호와 관련하여 무엇을 하였는가, 사람들과 사회공동체 전체가 '가슴앓이'한 이 사건에서 한국의 언론은 어디에 있었는가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에게 아직 규명할 것이 빙산처럼 남아있어 진행 중인 세월호 사건에서, 그나마 국민의 궁금증을 다소 풀어주었던 jtbc의 보도가 저널리즘의 기본적 역할을 감당했다는 점에 비해, 보도 누락과 왜곡을 일삼은 여러 주류 언론의 문제가 더욱 두드러져 보였습니다.
 
본상으로 시사인의 나주 초등생 성폭행 사건 보도에 대한 비판 특집기사를 선정했습니다. 무엇보다 언론인 스스로 내부 고발자의 시각에서 언론에 의해 발생된 인권유린을 사건화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성범죄 피해자를 괴롭히는 언론 보도는 단순히 현장에서 취재 경쟁으로 인한 우발적 실수라고 할 수 없습니다. 오랜 경력의 데스크 역시 보도윤리와 인권에 대해 무지하다는 것이 만천하에 공개된 것입니다. 송지혜기자의 심층취재가 돋보인 시사인의 보도 이후 일부 언론에서는 보도윤리 세부 지침이 만들어지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약자와 피해자 위에 군림하고 또 다시 희생자로 만드는 언론 보도는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사인의 언론인권상 수상을 계기로 언론인 여러분이 언론인권 감수성을 높이고 이를 실천하기를 기대합니다.
 
특별상으로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형제복지원 사건-홀로코스트, 그리고 27년'을 선정했습니다. 배정훈PD는 여러 차례 시민사회와 신문에서 지적해 온 형제복지원 문제를 기획취재로 심층적으로 다룸으로써 국가권력과 공조하여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체계적으로 파괴한 부조리를 파헤쳤습니다. 사회의 무관심이 자양분이 되고 국가와 권력이 울타리가 되는 인권유린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자성을 이끌어낸 점을 높이 평가하였습니다.
 
또 하나의 특별상으로, 뉴스타파와 416기록단이 공동 제작한 '세월호 골든타임, 국가는 없었다'를 선정하였습니다. 사건초기부터 많은 기성 언론들이 진실규명에 소극적이거나 방관적 자세였을 때, 독립PD를 중심으로 한 416기록단과 뉴스타파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능력이 허락하는 한 세월호 사건을 기록하고 알리는 일을 충실히 해 내었습니다. 이 일은 사건의 실체적 진실 규명과 사회적 공감 확대를 위한 작업이기도 하지만, 언론의 사회적 책무를 되새기는 일이기도 했고 소중한 기록자산을 남기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이 상이 그들의 노력에 대한 작은 격려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제13회 언론인권상 심사위원장 신종원
심사위원 김덕진․백미숙․심영섭․이오영, 안주식, 정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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