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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언론인권상 심사평] 경제성장의 과실과 자본에 의한 인권유린의 현실을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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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인권센터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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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언론인권상 심사평
 

2002년 제정된 언론인권상은 미디어에 의한 인권침해 방지에 힘쓴 시민들과 인권신장에 기여한 언론에 수여하는 상입니다. 언론인권상이 시민들과 언론현장에서 어렵게 인권보도를 만드는 모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올해 후보작들을 보면서 다양한 측면에서 인권과 언론권에 대한 관심이 축발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올해에는 총 15편을 언론인권상 후보작으로 심사를 했는데 어느 해보다 좋은 작품이 많았고 심사위원들의 고민도 컸습니다. 치열한 심사과정을 거쳐 본상과 4편의 특별상을 선정했습니다.
 
본상을 받은 KBS <추적60분-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으로 최근 검찰의 항소심 증거조작의혹으로 다시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작품입니다. 특히 탈북자들이 제일 먼저 자신들을 보호해 줄 주체로서 국가를 만나지만, 바로 그 과정에서 국가가 탈북자 개인의 인권과 삶에 가장 치명적인 가해자로도 작용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여전히 레드컴플렉스 갈등을 겪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우리가 막연히 짐작하던 국가의 탈북자 인권 유린의 현장을 포착하고 통일의 여러 과정과 단계에서 우리가 무엇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지를 밝혀주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본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이번 후보작들의 특징은 다양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강하게 드러내는 주제의식이 있었는데 그것은 경제성장의 과실과 자본에 의한 인권유린이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피치 못한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특별상은 「한겨레」신문 사회부 <보조출연자의 인권>, KBS 다큐멘터리 <파노라마-직업성 암>, 대전MBC 다큐멘터리 <시사플러스-어느 AS기사의 죽음>, SBS 스페셜 <감시 사회>등 총 4편이 선정되었습니다.
 
KBS 다큐멘터리 <파노라마-직업성 암>은 삼성공화국이라고까지 불리는 한국사회에서 삼성이라는 재벌기업이 한국사회에 드리우는 그늘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산재 노동자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무능력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는 해결가능하고 해결할 수 있는 노동 정책과 제도, 체제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백혈병이나 암을 산재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검사체계와 제도의 문제, 법과 정부 행정의 문제, 기업운영 정책과 철학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이를 신자유주의 구조의 문제로 거대화하는 것은 삶과 노동의 현장에서 제기되는 문제를 정부와 기업이 눈감고 은폐하고 있다는 것을 차분히 밝혀주고 있습니다.
대전MBC 다큐멘터리 <시사플러스-어느 AS기사의 죽음>도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모순 속에서 인권의 사각지대를 잘 조명한 작품입니다. 「한겨레」신문 사회부 <보조출연자의 인권>은 한류의 과실과 과시적 홍보 속에서 은폐되고 있는 엑스트라 노동자의 현실, 사회적 환경감시를 외치고 공익 캠페인으로 공공성을 내세우는 거대 지상파들이 드라마 왕국의 어두운 현실에 가해자의 일원이라는 점도 밝혀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마트 미디어 시대 정보인권의 문제를 거시적이고 체계적인 시각에서 조명한 SBS 스페셜 <감시 사회>는 앞으로 언론인권센터가 해야 할 과제를 더욱 분명히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국가 공권력에 의한, 권력에 의한, 자본에 의한 인권침해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어떻게 개인정보인권이 침해되고 있는지를 구체적 수준에서 밝혀주는 프로그램이 더욱 많이 만들어지기를 희망합니다.

이번 수상작 뿐 아니라 지역에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 분발해주신 방송 종사자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이번 수상작품들은 비민주적이고 반민주적인 언론 현실 속에서 여러 가지 타협과 절충의 과정을 통해 못 다한 말들을 행간에 숨긴 채 만들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용기를 내어 발언을 해준 수상작과 출품작 제작진 모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제12회 언론인권상 심사위원장 이오영
심사위원 김덕진․백미숙․심영섭․윤정주․홍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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