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불편한 시선은 MBN의 예능 프로그램 〈고딩엄빠2〉를 향해 있습니다.
〈고딩엄빠2〉는 10대에 부모가 된 청소년들이 세상과 부딪히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벼랑 끝에 선 고딩엄빠들이 어엿한 사회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지하고, 방법을 모색해본다’는 취지를 담고 있지만, 그런 의도가 무색하게 자극적인 편집, 부족한 솔루션 제시 등 많은 비판 역시 받고 있는데요. 최근 방송분에선 미성년자와 성인 간의 관계를 단순히 ‘나이 차이를 극복한 아름다운 사랑’으로 묘사했다는 점이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22일 방송분에서는 미성년자인 제보자와 제보자보다 10살이 많은 배우자의 사례가 방송되었는데요. 해당 방송에서 제작진은 ‘10살 차이 커플의 비밀 연애 대작전’ 등의 자막을 사용하고, 배우들을 고용해 드라마와 같이 연출한 재연 장면을 활용하는 등 이들의 사랑을 ‘로맨틱하게’ 그려냈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성년-성인 관계에서 성인이 권력 관계의 우위와 미성년의 경제적·정신적 취약함을 이용해 성적으로 착취하는 ‘그루밍 성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연출은 그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 없이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습니다. 실제로 해당 방송분을 본 시청자들 역시 이를 비판하며 프로그램 폐지 요청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에 프로그램 패널로 출연 중인 변호사는 부주의한 행동에 대한 비판은 필요하나 “본인의 인생을 희생하면서 어려운 선택을 했고 소중한 생명을 낳고 키우고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있는 고딩엄빠들에게는 격려도 필요”하다며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설파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을 오락적인 관점으로만 표현하는 것은 미성년 가장을 지지하고 지원한다는 기획 의도와도 어긋나는 일입니다. 이들에 대한 진정한 응원은 단순히 재밌고 아름답게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비판을 소홀히 하지 않고 책임감 있게 다루는 것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