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불편한 시선은 ‘태풍 힌남노 관련 언론과 미디어의 보도’에 있습니다.
지난 5일과 6일에 걸쳐 대한민국을 강타한 태풍 힌남노는 지역에 따라 그 피해 정도는 상이했지만 중심 궤도와 아주 가까웠던 제주도와 영남 해안 지방은 막대한 재산 손실은 물론 인명 피해까지 있었을 정도로 상당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런 국가적 기후 재난에 대한 예보는 물론, 피해 상황에 대해 사실을 정확히 보도하고 그 원인을 면밀히 분석해 재발을 방지하도록 하는 것 역시 언론과 미디어의 소임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태풍에서도 몇몇 언론들의 미흡한 보도 행태가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특히 출처가 불명확한 가짜뉴스가 SNS나 언론을 통해 사실인 양 보도된 바가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포항시의 체험형 조형물 ‘스페이스 워크’가 태풍으로 인해 파손되었다는 소문이 퍼지고, 여러 언론 매체에서까지 이를 무분별하게 보도하였습니다. 이후 포항시가 현장 확인 후 조형물에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것을 밝힌 뒤 언론 매체에서 기사들을 삭제하면서 해프닝으로 남았지만, 출처 미상의 이슈를 사실 확인 없이 그대로 기사화하는 언론계의 관행이 또 한번 되풀이된 사례였습니다. 이러한 ‘퍼가기’식 보도는 타 언론의 취재 역시 그 대상이었습니다. KBS가 촬영한 ‘한 유튜버가 방파제를 넘은 파도에 휩쓸리는 장면’을 담은 영상은 로고가 빠진 채 SNS상에서 수 차례 공유됐고, 언론 기사들 역시 별다른 확인 없이 해당 영상을 그대로 활용한 사례가 여럿 드러났습니다.
[이코리아] 언론의 '힌남노' 보도, 저널리즘에 충실했나
[세이프타임즈] [데스크 칼럼] 태풍 힌남노가 남기고 간 것들
물론 이전 8월 홍수 당시 수도권에만 집중/한정된 언론 보도라는 비판을 의식했는지 태풍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영남 지방의 태풍 대비와 피해 현황을 상세히 보도하고, 포항 소재 펜션 지반 침하 사태에 관한 SNS상의 루머에 대해 당사자의 인터뷰를 통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등 언론으로서의 책임을 다한 모습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이나 다른 기사의 내용을 복사해 붙여넣는 일명 ‘복붙’ 관행을 답습하는 기사 역시 많았고, 더러는 이로 인해 사실과 맞지 않는 내용 역시 널리 퍼지는 경우도 있어서 언론 신뢰도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했습니다. 언론에게 대중의 신뢰는 중요합니다. 특히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자연재해와 관련된 보도는 그만큼 정확하고 책임 있는 보도가 요구됩니다. 앞으로 언론이 출처 불명의 인터넷 소식이나 타 보도를 무작정 가지고 오기보다는 자신의 손으로 직접 취재하는 책임감 있는 모습이 언론계의 좋은 관행으로 자리잡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