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벌어졌던 연세대 청소·경비노동자들의 투쟁을 아직 기억하고 계시나요? 서울 내 13개 대학에서 일하는 청소·용역노동자들이 함께 시작한 이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8월 초 연세대 경비·청소노동자들과 용역업체는 가까스로 구두로 합의에 이르렀지만
(서울신문 링크),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곳이 더 많습니다. 지난 17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대학 청소노동자 200여 명이
“정부가 간접고용 문제 해결에 나서라”며 시위를 진행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올해로 12년째 노조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서재순 분회장이 거쳐 온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이 요구하는 것은 항상 ‘거창한’ 것도 아니었고, 노동자들 스스로 ‘하고 싶어서 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것조차 보장되지 않으면 제대로 생계를 유지할 수 없고 노동할 수 없기 때문에 요구할 수밖에 없는 것들, 그야말로 최저의 조건을 사수하기 위한 투쟁이었습니다.
노동자-용역업체-학교라는 간접노동의 형태 속에서 이 투쟁은 구조적으로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노동자와 용역업체 사이에 교섭이 이루어져도 학교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교섭된 내용을 지키지 않으면, 용역업체가 바뀐 후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은 다시 0에서 시작해야만 합니다.
간접고용 문제를 해결하라는 구호와 함께 용산 대통령실 앞에 모인 청소노동자들의 집회에는 이러한 배경이 깔려 있습니다. 서재순 분회장의 12년 간 노조 활동 기간 동안 이 문제는 결국 해결되지 않았고, 청소·경비노동자들은 그 때마다 ‘캠퍼스 속 투명인간’의 자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학교에서, 거리에서 투쟁에 나서야 했습니다. 이제는 정말로 근본적인 구조 개혁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