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열린 칸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두 편이 경쟁 부문에서 각각 남우주연상과 감독상을 수상해 화제가 되었었지요. 그 외에도 주목받은 한국 영화들은 더 있었는데요, 그 중 하나가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된 《다음 소희》입니다. 《다음 소희》의 이야기는 어떤 모습을 담았길래 이렇게 호평받을 수 있었을까요? 이를 다룬 경향신문 플랫 팀의 〈'고등학생이 왜 콜센터에 갈까' 현장실습생의 현실 담긴 영화 '다음 소희'〉를 가져와봤습니다.
《다음 소희》가 모티브로 삼은 사건은 2017년의 사건이었습니다. 전주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서 상담사로 일하던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시사고발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 에서도 다루었던 이 사건은 교육·노동 당국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비극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일을 그만두면 그만 아니냐고들 하지만, ‘소희’와 같은 또래의 여성들, 직업계고 고등학생들에게는 선택지가 많지 않습니다. 그들은 일을 그만두기 어려운 각자의 이유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소희’를 따라가면서 그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들과 아닌 사람들 사이의 간극을 보여줍니다.
2017년의 이야기가 모티브가 되었지만, 그 메시지는 여전히 큰 울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장 작년 10월, 전남 여수에서 직업계고 현장실습생이 또 현장실습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죠. 교육당국은 2017년 제주도에서 일어났던 직업계고 고등학생의 사망 사건으로 규제를 강화했다가 19년에 효율성을 이유로 완화했는데, 이 사건 이후 부랴부랴 규제를 다시 강화해 비판을 받았습니다(링크). 얼마나 더 많은 학생들이 이 사각지대에 더 내몰려야 하는 것일까요?
영화 속에서 사건을 다루는 형사 ‘유진’은 학생이 죽었는데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 상황에 울분을 토합니다. 다소 직접적이고 설명적으로 느껴지는 캐릭터지만, 정주리 감독은 그런 인물이 영화 속에서 반드시 필요했다고 언급합니다. ‘유진’과 같은 인물이 어딘가에 있을 거라는 희망을 남겨두기 위해서요.
하지만 희망이 정말 한 사람의 힘으로 유지되기는 어렵겠지요. 특성화고등학생권리연합회,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 등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도 ‘유진’과 같은 마음으로 함께 싸워나가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