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권통신 제923호] 새로운 플랫폼과 낡은 규제

SNL 코리아가 다시 시작했습니다. 2011년 한국에 처음에 들어와 2017년 마지막 방송을 하고 4년 만인데요. 가장 큰 변화는 tvN이 아닌 신생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로 제공된다는 점인데요. ‘쿠팡 플레이’는 2020년 12월 첫 서비스를 시작해,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 중입니다. 쇼핑플랫폼의 OTT 사업 진출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후 축구 중계권(국가대표, 해외리그)을 독점으로 확보하며 쿠팡플레이의 ‘독점 콘텐츠’를 늘리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SNL 코리아인데요. 최근 공개된 회차 안 다양한 코너들이 화제가 되며 프로그램 홍보에 성공했습니다. 쿠팡플레이가 낡은 법망을 이용해 교묘히 심의를 피해 간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방송용으로 제작된 콘텐츠는 사전 심의를 받지 않습니다. 주목도가 떨어지는 DMB방송사를 이용해 편법으로 방영한 후 심의를 회피해온것인데요. 미디어오늘 <쿠팡플레이 SNL코리아 새벽 3시 방송 이유는>기사를 공유합니다. 더해 미디어오늘 성상민의 문화 뒤집기 <낡은 심의규제 쓱 빠져나간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를 함께 공유합니다. 성 평론가의 칼럼 일부를 전합니다. ’SNL 코리아’를 비롯해 OTT 서비스들의 ‘법률을 우회하는 행동’은 단순한 해프닝이나 어쩔 수 없는 일에서 그치지 않는다. 시기에 맞게 적절한 정책과 어젠다를 제시해야 할 정부, 필요한 변화의 목소리를 장기적으로 다양하게 담아내야 할 장르의 영역, 그리고 서로가 지켜야 할 룰을 우회하지 않고 최대한 준수해야 할 자본까지 모두 기능 부전 상황에 놓인 가운데 도의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일이 ‘합법’의 가면을 쓰고 버젓이 난립하고 있는 것이다.

저는 요즘 매주 화요일 밤 댄스 배틀 프로그램<스트리트 우먼 파이터>를 보며 내적 댄스를 추곤 하는데요. 여성들로만 구성된 댄스 크루 간 배틀을 다룬 서바이벌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화려한 댄스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우정과 성장 서사는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사로잡으며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경향신문 칼럼 이진송의 아니 근데 <여성은 원래 셌다···당신이 못 봤을 뿐>을 공유합니다. 칼럼은 프로그램 출연진들의 당당한 태도에 대해 '자신만만하고 거침없는 댄서들의 언행은 평생 여자는 겸손해야 하고, ‘나대면’ 안 되고, 공격적인 언행을 삼가야 한다고 들어 딱지 앉은 귀에 잽을 날린다.'고 말합니다. 약자 배틀에 지목된 댄서는 “내가 약자? 난 한 번도 약자였던 적이 없는데?”라고 말하고, “백 명이 있어도 나만 보이게 춤출 수 있다”고 자신하는 댄서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는 명확합니다. KPOP아이돌 뒤에 가려져 있던 댄서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고 팬덤이 형성될 수 있게 하는 것. 필자는 기획의도에 대해 '생각해보면 우리는 너무 쉽게 중심과 배경을 구별하고 위계를 부여한다.'고 말하며 '‘나’도 누군가의 배경이 아니라 내 무대의 주인공이다.' 라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