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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권통신 제895호] 언론의 기억법: 폭력이 전시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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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우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중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자주 던지게 됐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확신해왔는데 잇따른 죽음에 다시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내가 속한 사회에서 상처를 받은 누군가가 존재하고 그로 인한 죽음에 제가 할 수 있는 건 없는 것 같아 슬퍼집니다. 나의 위치에서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무지개인권연대 운영위원 기린 님의 2018년 블로그 글 <축제 아니면 장례식, 우린 왜 이렇게 살아야 할까> 일부를 공유합니다. 

차별금지법이 제정된다고 해서 지금 내 앞에 산처럼 쌓인 차별과 혐오가 한순간 마법처럼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안다. 숨 쉬듯 차별을 경험하며 살아온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다. 법 제정 이후에도 마주해야 할 수없이 많은 고통의 순간들을 감내하며 계속 싸우며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그렇기에 우리는 지금 말하고 싶다. 자신을 부정하지 않고 두 줄 그어지지 않은 존재로 살고 싶은 나의 의지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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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쓰레기"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주로 겉보기에는 예쁘지만 실용적이지 못한 물건들을 지칭할때 쓰이는데요. 최근 화장품 기업에 예쁜 쓰레기를 책임지라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시민들이 모은 예쁜 쓰레기 370㎏…화장품 기업에 무거운 경고장>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2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이 2019년 10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진행한 연구 결과 화장품 용기 90% 이상은 재활용이 어렵다고 합니다. 유리, 금속, 도자기, 플라스틱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 용기는 분류가 어려운 점 등의 이유로 재활용이 쉽지 않고 다른 재질끼리 접착된 혼종 제품의 경우 재활용이 불가능한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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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화장품 용기의 폐처리를 줄이기 위해 재용도가 높은 용기 제작을 요구하며 기업들에 빈 용기들을 전달하는 '화장품 어택'을 시작했습니다. 

김지은 인천녹색연합 활동가는 “부피가 크고 구조가 단순한 샴푸, 린스, 보디워시 등은 재활용이 쉬운 재질로 바꿔 분리배출할 수 있게 하고, 부피가 작은 화장품은 기업에서 책임지고 회수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형 유통마트, 헬스앤드뷰티 스토어, 화장품브랜드숍 등에서 회수 채널이 다양하게 운영돼야 한다. 구매뿐 아니라 반납도 쉽게 할 수 있는 곳이 존재해야 한다”고 했다.

관련 기사로 한국일보의 제로웨이스트 시리즈 [쓰레기를 사지 않을 권리] 를 소개합니다. 화장품 용기, 튜브형 용기, 플라스틱 트레이, 배달음식 용기, 플라스틱 커피컵 등 일상 속 다양한 제품들의 재활용 가능 여부를 조사하고 현 환경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데요. 제로웨이스트를 향한 시민들의 다양한 노력도 담겨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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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기억법폭력이 전시되는 방법
 
김채윤|서울대학교 인권센터 인권교육부 전문위원
 
우리 사회는 어떻게 사건을 기억할까.
최근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는 사건이 연달아 보도되고이에 분노한 대중을 바라보며 문득 든 생각이었다스마트폰 보급이 일반화되며 우리 사회의 온·오프라인 경계가 희미해졌다시간을 맞춰 시청하던 뉴스 방송이나 매일 배달되는 신문을 통해 접하던 사건들 역시 24시간, 7, 365일 개인의 일상과 밀착되어버린 요즘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사건을 기억하고반응하고 있을까.

얼마 전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유명 배구선수들의 학교 폭력에 대한 폭로가 올라왔다이후 이어진 추가 피해 사실과 가해자 가족의 부적절한 대응이 후속보도 되며 대중은 더욱 분노했다현재 해당 가해자들에 대한 추가 폭로가 이어지며 사건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동 사건이 폭로되고 그것이 언론 보도되는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서대중이 어떻게 사건을 기억하는지에 대한 의문의 실마리를 찾았다대중이 사건을 기억하는 법은 언론이 기억시키고자 하는 방법즉 언론이 사건을 기억하고 회자하는 방법과 매우 밀접하다는 것이었다.

인분 교수 사건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묻는다당신은 이 사건을 어떻게 기억하는가당신이 기억하는 언론 보도는 어떤 것이 있는가인분 교수 사건이라는 사건명처럼 제자에게 인분을 먹였다는 자극적인 피해 상황만을 기억하는 이가 많을 것이다왜 피해자가 가해자의 말도 안 되는 가혹행위를 감내해야 했는지어떤 식으로 피해자에 대한 가해가 상승했는지왜 주변의 다른 제자들이 피해자에 대한 가혹행위에 가담했는지그리고 이후 가해자와 피해자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기억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오로지 인분 교수인분을 먹인 가혹행위와 같이 언론이 전시한 폭력의 일부만을 기억한다사건 이후 검찰에서 피해자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지고대학 내 인권침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루어졌지만 대중이 기억하는 사건은 자극적으로 전시된 그 피해의 한 부분인 경우가 많다수많은 ○○○사건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동안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이 충분히 여물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처럼 언론이 사건의 극단적인 폭력만을 전시하고가해자 개인의 어떤 도덕적인격적 문제를 강조하는 방식은 대중으로 하여금 근본적인 문제를 성찰하고 지향점에 대한 사유할 기회를 박탈한다사건 보도는 가해자에 대한 대중의 분노만을 자극하는 경우가 다수고분노한 여론을 전부로 이해하는 정책결정권자들이 매 사건마다 수십 개의 개정 법안을 상정하고특설기구를 설립하는 등 임시방편에 가까운 대응책을 앞 다투어 제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지 않을까.
폭력이 전시되며가해자에 대한 감정적 비난의 근거를 언론이 제시함으로써 가해자들은 마치 예외적이고평소에도 문제가 많았던나쁜 한 개인으로 우리와 다른 어떤 특별한 존재로서 문제에서 유리화된다또한 대중 역시 그들이 우리와는 다른예외적이고 특별한 누군가로서 심리적 거리감을 두게 되는 것이다그렇게 유리화된 가해자가 공동체에서 축출되고 문제가 해결된 듯 대중의 관심이 휘발될 쯤또 다른 가해자와 피해자가 그 자리를 오롯이 메운다이렇게 피해는 반복되지만 언론은 마치 또 다른 새로운 사건이 발생한 것처럼 대중이 기억하도록 이야기하고 있지 않은지진지한 반성이 필요하다.

언론의 기억법은 양날의 검과 같다언론은 대중이 사건을 기억하고우리 사회가 그 문제를 반복하지 않도록 원인을 고찰할 수 있는 사유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단순히 자극적으로 폭력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와 사건의 맥락과 본질을 보도하고 지향점을 제시하는 것은 오롯이 언론의 몫이다지금 우리의 언론은 대중에게 어떤 기억법을 말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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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제1차(통산 제88차) 이사회

 지난 2월 26일, 2021년도 첫 이사회가 온라인 zoom으로 열렸습니다. 통산 88차 이사회에서는 총 8명의 이사가 참석하여 약 4개월간 진행된 운영위원회, 후원의 밤, 언론인권상 시상식, 각 본부의 사업보고가 진행되었습니다. 의안으로는 총회 개최, 2020년도 사업평가, 2020년도 결산승인, 2021 사업계획 수립 및 예산 수립, 임원선임의 건이 상정되어 긴 시간동안 논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제 20차 총회는 준비위원회를 거쳐 오는 3월 18일, 18시 30분에 온라인으로 개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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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차 미디어피해구조본부 회의 
 2021년 3월 8일 (월) 오후 12시
 언론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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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인권센터는 지난 2002년 언론보도 피해자와 학자, 변호사 등 전문가와 시민활동가, 언론개혁에 관심이 있는 시민들이 참여하여 설립되었습니다. 이후 언론인권센터는 언론보도 피해자 상담 및 구조활동, 정보공개청구활동, 언론관계법 개정활동은 물론, 청소년이나 정보소외계층 등을 대상으로 미디어교육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언론인권센터의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해 후원으로 함께 응원해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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