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권통신 제876호] 변화의 시대를 사는 우리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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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시대를 사는 우리의 자세 2020.09.09. [1] N번방 미디어 2차피해 토론회 [2] 2020 청년 미디어인권교육 [3] <위클리 미디어픽> 청년 정치 할 수 있을까요? [4] <언론인권칼럼> ‘언어의 줄다리기’와 언어감수성 2020 청년 미디어인권교육 제6강 지난 9월 8일 화요일 ‘온오프라인 인권의 온도’를 주제로 <2020 청년 미디어인권교육> 여섯 번째 강의가 진행됐습니다. 이번 강의는 8월 25일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한 '수도권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두 차례 연기 된 후 온라인 실시(zoom) 강의 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강의는 서울대학교 인권센터 김채윤 전문위원이 강의자로 나섰습니다. 김채윤 연구위원은 "사이버(온라인) 공간에서 사람들은 더 이타적, 감정적, 잔인, 반사회적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사이버(온라인) 공간이 갖는 특징을 설명했습니다. 사이버(온라인) 공간은 ①무제약성, ②빠른 전파성, ③비대면성, ④익명성의 특징을 갖으며 이는 절대자유로 이어집니다. 인터넷 이데올로기의 핵심인 절대자유는 고도의 상호작용, 능동적 참여·몰입을 가능하게 합니다. 온라인은 오프라인과 달리 현실이 주는 여러 단서와 표정, 보디랭귀지, 물리적 공간 등 미묘한 정보가 누락된 상태에서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이어 사이버(온라인) 공간에서 나타는 여러 효과(온라인 신디케이션 등)들을 설명했습니다. 사이버에서 영향을 받은 태도와 행동이 현실 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사이버 이주’라는 개념을 설명했습니다. 온라인상에서 나타나는 여러 효과들이 현실 문화로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즉, 온라인이라는 또 다른 세상이 현실과 오버랩 되면서 현실세계의 새로운 규범을 창출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어 온라인 속 대상화, 혐오와 차별 사례를 통해 대상화의 개념을 정리하였습니다. 다음으로 현 시대의 이슈인 젠더와 역차별 문제를 어떻게 인권으로 바라볼 것인지 이야기 했습니다. 먼저 젠더개념을 인권적으로 이해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젠더 개념은 위치성과 교차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차별적 사회구조 속 피해위치의 교차성을 인지해야합니다. 그러므로 젠더갈등이 아닌 성평등, 인권의 문제이며, 인권은 충돌의 개념이 아님을 설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실종된 상황에서의 감수성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차별적 상황 속에서 문제를 인식하는 민감성을 가져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다음 강의는 ‘미디어 인권’을 주제로 9월 16일 온라인 실시간 강의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청년 정치 할 수 있을까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인사가 화제가 됐는데요. 지명직 최고위원에 24살 박성민 당 청년대변인을 지명했기 때문입니다. 박성민 최고위원이 지명 된 후 대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라는 이유로 ‘여대생’ 으로 지칭한 보도가 쏟아졌는데요. 최연소 타이틀이 강조되자 일각에서 ‘보여주기식 지명’, ‘어린 나이에 정치를 할 수 있겠냐’ 등의 반응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청년 정치의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논의 되어 왔습니다. 선거 때마다 각 당은 젊은 피를 수혈해 낡은 정치를 타파하겠다고 공언해왔는데요. 하지만 실제 정치판에서 청년 정치인을 보기란 하늘에 별따기입니다. 21대 국회는 20대 국회보다 훨씬 많은 수의 청년이 당선됐는데요. 총 13명입니다. 20대 국회에서는 단 4명이 청년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24세 대학생이 여당의 최고위원이 된 일은 깜짝 놀랄 만한 일일 수밖에 없는데요. 표창원의 [토요판] 여의도 프로파일링 - <깜짝 발탁은 이제 그만···문제는 ‘청년 정치 육성 시스템’>한겨레 기사를 소개합니다. 청년이 주도하는 세계정치 사례를 소개하며 한국 역시 청년 정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표창원 전 국회의원은 현재 기존 정당이 중심이 되는 청년 정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날카롭게 비판하는데요. 청년 정치 기반이 마련되지 않아 청년들이 기득권 집합체의 하부로 들어가게 되는 구조에서 생기는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현재 정당과 기득권 정치인들이 근본적인 변혁을 시도하지 않은 채 그 순간만 모면하려 ‘인재 영입’ 이라는 수단을 사용하고, 그 과정에서 몇몇 개인 청년들이 소비되어 왔다는 겁니다. 박성민 최고위원은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 최종면접에서 “청년은 일회용이 아니다. (...) 청년을 선거, 행사 때만 찾으며 쓰고 버리는 정치권의 청년 소비 행태에 문제를 제기한다”라는 논평을 발표했습니다. 지명 이후 포부를 이야기 하는 자리에서 여성과 청년문제 뿐만 아니라, 다른 현안에도 구애받지 않겠다고 밝혔는데요. 한 사람의 정치인으로 당에서 주목하지 않고, 사각지대에 놓인 ‘미래 의제’를 발굴하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특히 미래 세대에 영향을 미칠 환경문제에 젊은 감각을 활용하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깜짝 발탁이 아닌 청년이 주도하는 정치가 이제는 정말 실현 됐으면 좋겠습니다. ‘언어의 줄다리기’와 언어감수성 김하정|언론인권센터 사무차장 지난 일주일동안 내 머릿속을 흐르는 생각의 키워드는 ‘언어’였다. 주변에 일어났던 인상 깊은 에피소드가 ‘언어’로 귀결되었다. 최근 들었던 한 선생님의 강의안의 주제는 ‘인권의 언어’였는데, 그 내용이 매우 인상적이어서 강의를 개설해서라도 꼭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지난주에는 언론인권센터에서 뉴스레터를 통해 질병관리본부가 시각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용어인 ‘깜깜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겠다고 발표한 소식을 전달했다. 뉴스레터를 준비하며 사무처 내부에서 질병관리본부 발표내용과 관련한 기사를 찾아보았는데, 이를 다룬 매체가 손꼽을 정도로 적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적잖이 놀랐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났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여전히 많은 언론매체에서 ‘깜깜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하며 또 적잖이 놀랐다. 언어의 습관과 영향력에 대해 고민되는 시간이었다. 이런 의식의 흐름 속에서 ‘언어의 줄다리기’(신지영 저)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의 문제의식이 담긴 프롤로그를 몇 번이고 무릎을 칠 정도로 반복해 읽었다. 글의 요지는 언어 표현의 줄다리기는 사실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가 충돌하며 벌이는 심각한 이념의 줄다리기라는 것이다. 언어는 언어공동체가 가지고 있던 기존 사회의 가치와 질서를 담고 있는 ‘관습의 총화’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언어의 문제는 새로운 생각과 가치의 관점에서 보지 않는 한 문제의식을 갖기가 어렵고, 문제의식을 표현했을 때 거부감은 더 커진다. 기존의 이데올로기 입장에서는 새로운 표현들에 대한 문제의식을 ‘별 것도 아닌 것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관용어를 왜 혐오차별 용어로 보느냐.’는 식으로 대응한다. 하지만 생각이라는 것이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를 수 있듯이, 기존의 가치와 질서에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면 기존에 사용했던 표현들에 동의하지 못하게 된다.언어가 사회의 변화를 담지 못할 때 언어의 줄다리기 경기가 시작된다. 지난 7월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절름발이’ 표현을 쓴 이광재 의원의 발언을 지적했을 때 보이던 대중의 반응을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누굴 지칭한 것도 아닌데 이게 왜 장애인 비하 발언이냐.’ ‘흔히 쓰는 비유도 못 하느냐, 괜한 트집 잡는다.’ 와 같은 반응은 이미 장애인에 대한 차별용어로 인식하는 문제의식과 충돌한다. 사실 ‘절름발이’라는 표현은 ‘사람이 아니라 정책이나 상황을 말하는 비유 표현이어도 자제해야 한다.’고 장애인단체, 국가인권위원회, 한국기자협회 등이 수년 전부터 밝혀왔다. 또 사전에 나오는 관용구나 속담도 장애인 인권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위 논란은 이광재 의원의 사과로 일단락되었지만, 왠지 씁쓸함이 남는다. 언어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생성과 쇠퇴의 길을 걷는다. 언어가 그 사회의 가치와 관념들을 담고 있는 만큼, 가치가 변화함에 따라 언어가 변화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우리가 관습처럼 사용했던 언어 표현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기존의 이데올로기를 답습하고 고정화하게 된다. 스스로 사용하고 있는 언어들을 점검하고, 표현들에 민감해지고, 언어감수성을 높이는 것이 지금의 사회가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더 깊이 있게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언어감수성이 인권감수성과 별개일 수 없는 이유이다. 이런 언어감수성은 세상의 소식을 전달하는 언론인들에게 더욱더 요구될 수밖에 없다. 기자는 자신의 관점에 따라 단어를 선택하고, 글을 쓴다. 그리고 그 기사를 읽는 사람들의 인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기자의 관점은 영향력이 매우 크다. 아쉽게도 기자의 언어감수성이 사회의식을 반영하지 못한 사례는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비혼’ 대신 ‘미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교통사고의 가해자가 여성인 경우 ‘여성 차량’이라고 표기한다. 심지어 ‘미망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또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물’을 ‘음란물’로, ‘비장애인’을 ‘정상인’으로 표현한다. 누구보다 민감한 언어감수성을 가져야 할 전문가이지만, 사회의 높은 인권의식에 뒤처지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 전문기자가 되기 위해 또는 양성하기 위해 실무적이고 기술적인 교육에 집중한 반면, 인권교육에는 별 관심이 없다. 평소에 얼마나 인권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관련 교육이나 정보는 지속적으로 받아보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언어의 줄다리기’ 저자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사용해왔던 표현들이 마음에 걸리기 시작하고 이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는 것이 곧 ‘언어 감수성’이라는 근육이 생긴 것이라 말한다. 습관적으로 사용하던 언어들을 민감하게 관찰하고, 누구의 관점으로 쓸 것인지, 단어 선택의 기준이 무엇이 되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이야말로 언론인들이 언어감수성의 근육을 키우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언어사용을 지적 받기보다 언어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언론을 기대해본다. (2020.09.09) 제201차 언론피해구조본부 실행위원회 ○ 2020년 9월 14일 (월) 오후 12시 ○ 언론인권센터 강의실 2020 청년 미디어인권교육 ○ 2020년 9월 15일 (화) 오후 7시 ○ 온라인 N번방 미디어 2차 피해 토론회 ○ 2020년 9월 16일 (수) 오후 2시 ○ 온라인 언론인권센터는 지난 2002년 언론보도 피해자와 학자, 변호사 등 전문가와 시민활동가, 언론개혁에 관심이 있는 시민들이 참여하여 설립되었습니다. 이후 언론인권센터는 언론보도 피해자 상담 및 구조활동, 정보공개청구활동, 언론관계법 개정활동은 물론, 청소년이나 정보소외계층 등을 대상으로 미디어교육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언론인권센터의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해 후원으로 함께 응원해주시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