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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권통신 제868호] 미디어에 비친 '여고생'과 성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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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에 비친 '여고생'과 성차별

2020.07.15.



[1] [언론인권칼럼] ‘담배 필 것 같지만 피지 않는’ 여고생과 뒷이야기 

 [2] 제2기 언론인권센터 청년기자단 7월 기획회의 

[3] [제60차 언론인권포럼]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에 대하여 

[4] [유튜브 크리에이터 인터뷰 시리즈] 제1편: 바디포지티브 크리에이터 유튜버 치도님 

[5] [유튜브 컨텐츠] 제1편: 유튜버 치도님 인터뷰 영상편 ①

[6] [위클리 미디어픽] 반복되는 체육계 폭력,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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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필 것 같지만 피지 않는’ 여고생과 뒷이야기


  1. 이선민 | 언론인권센터 미디어이용자권익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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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6월 보건복지부가 청소년을 타깃으로 한 금연광고 시리즈를 선보였다. 광고에서 ‘남녀’ 청소년들은 토론왕, 얼리어댑터, 뷰투버(뷰티 유튜버), ‘딸 바보’ 아버지의 딸 등으로 나와 자신의 정체성을 설명하고,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예상대로, 토론왕과 얼리어댑터는 남학생의 몫이고, 여학생들에게 남은 정체성이 부여된다. 여성의 화장에 대한 불편하고 복잡한 시선(‘화장할 시간에 책 한 줄 더 봐라’는 고전적 비난과 화장하지 않은 성인 여성을 게으르거나 ‘여성’이길 ‘포기’한 사람으로 취급하는 분위기)과 독립적 존재가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여성을 설명하는 방식(‘딸바보’ 아버지의 딸)은 ‘토론왕’ ‘얼리어댑터’ 남성과 여러모로 대비된다. 청소년의 설정은 다양해졌을지 모르지만 ‘남성 토론왕, 여성 뷰튜버’라는 낡은 성별 설정은 10‧20 여성들이 페미니즘에 열광하는 오늘날까지도 바뀌지 않고 있다. 보수성향의 언론에서조차 지적할 정도였으니. 

  하지만 안타깝게도 또래 청소년 설득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세상사에 관심 많은 남성과 꾸미기에 몰두하는 여성’이라는 광고의 성별 구도만이 아니다. 여고생 뷰투버가 등장하는 광고의 내러티브 또한 ‘공익’광고가 지향하는 ‘공공의 이익’이 무엇인지 묻게 만든다. 여고생이 학교에서 화장을 시연하고, 유튜브 라이브방송을 하는 상황이 나온다. 라이브방송에서 채팅 참여자는 여고생 뷰투버를 향해 아무렇지 않게 “근데 담배 필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그러자 여고생은 “(잠시 숨을 고르고) 아니요. 저는 담배는 피지 않습니다”라 답한다. 광고는 “담배는 노답. 나는 노담”으로 산뜻하게 끝을 맺는다. 이 광고에는 다른 시리즈에는 없는 나름의 반전과 극적 요소가 있다. ‘담배를 피울 것 같지만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이라는.

  광고 내러티브의 중요한 축인 ‘담배 피울 것 같다’는 표현은 성별 중립적인 표현이 아니다. 여성의 흡연이 금기시된 사회에서 흡연도 문제지만, ‘담배 피울 것 같다’는 말은 그 자체가 대상에 대한 부정적 진단과 평가를 담고 있다. 담배를 피우든 안 피우든, 그 말을 듣는 대상은 이미 문제가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뷰투버 광고에서 ‘담배 피울 것 같은’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이유는 아마 광고 속 인물이 화장하는 10대 여성이기 때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광고는 뷰투버로 다양하고 평범한 청소년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는지 모르지만 그 안에는 “화장하는” 10대 여성은 문제가 있다는 (기성세대의) ‘폭력적인’ 시선을 따라갈 뿐이다(담배 필 것 같아요). 그리고 여고생 또한 이 논리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은 채(담배 필 것 같은 게 무슨 얘기죠? 라고 묻지 않는다), “아니요. 담배를 피지 않는다”며 그 논리 속에 갇히고 만다. 애초 이 공익광고가 구축한 세계에서 10대 여성은 토론왕도 될 수 없고, 뷰튜버로도 인정받을 수 없는 것이다.

  ‘담배 필 것 같은’ 여성들과 담배를 피우는 여성들을 향한 불편한 시선은 길거리 담배연기만큼 흔하다. ‘GIRLS CAN DO ANYTHING’이라는 패션 브랜드 슬로건이 적힌 휴대폰 케이스를 들고 셀피를 찍은 ‘성인’ 여성 연예인은 <‘GIRLS CAN DO ANYTHING’…손나은, 한 장의 사진이 빚은 페미니스트·담배>(한국경제, 2018.2.13) <‘페미’ 논란에 삭제된 손나은 SNS…사실은 담배 때문?>(KBS) <손나은 논란, 이번엔 담배 “뉴욕 스태프 것” 해명>(enews24) 등의 ‘일베’ 논란급의 ‘페미니스트’ 논란과 ‘담배’ 논란을 겪었다. 일부 남성에게 환영받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페미니즘은 보편성을 띤 사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논란’으로 치부되고, 남성의 전유물이자 허락받지 못한 대상인 담배와 만나 그 사상의 불온성은 더욱 커진다. 여성 연예인이 페미니스트인지, 담배를 피우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기사는 어차피 미성년, 성년 여성 연예인에게 일종의 사상검증을 강요하며(이미 정답은 정해져있다), 페미니즘도, 기사 속에서 페미니즘의 친구로 소환되는 담배도 멀리하라는 경고와 단속을 하는 것이니까. 예능 프로그램에서 여성 연예인을 향해 냄새, 재떨이, 라이터 등 각종 담배 드립이 그들만의 웃음 버튼으로 작동하는 사회이기에 <“담배에 타투까지” 한소희, ‘부부의 세계’ 흥행→‘반전 과거’ 재조명...>(헤럴드POP, 2020.4.8.)류의 기사가 생산되고, 여성에 대한 차별적 시선은 이런 기사에 의해 확산‧강화된다.

  ‘담배 피울 것 같지만 피우지 않는 여고생’은 ‘노담’(NO 담배)을 자랑스러워하며 광고는 훈훈하게 끝이 난다. 그렇다면 담배를 피우는 10대 여성의 실사판은 어떨까.  

 “A씨는 지난해 4월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 골목길에서 B(18)양이 담배를 피우는 것을 보고 “그러다 기형아 낳는다, 당장 담배 끄라”며 훈계했다. 이에 B양이 따지자 A씨는 “여자가 어디서 담배를 피우냐”는 욕설과 함께 B양의 머리, 가슴 등을 폭행해 재판에 넘겨졌다” (“여자가 어디서 담배를..” 여학생 폭행한 70대 '벌금 70만원, 연합뉴스, 2020.7.7.)

(20.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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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기 언론인권센터 청년기자단 7월 기획회의   


지난 7월 8일 저녁 6시반, 언론인권센터 사무실에서 제2기 언론인권센터 청년기자단 7월 기획회의가 열렸습니다. 이번 기획회의에서는 지난 6월에 작성된 블로그 기사들에 대한 피드백 및 다음호에 작성할 기사 아이템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더불어, 최근 논란이 된 언론 및 미디어 관련 이슈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나누었습니다.


  지난달 언론인권센터 블로그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미디어‘, ’미디어 속 정신질환 및 인종차별‘, ’학교폭력 가해 연예인의 방송 출연‘, ‘유튜브 채널의 선정성’, ‘기사형 광고’, '맥락과 저널리즘‘, ‘밀레니엄 세대의 미디어로서의 SNS’, '취재보도준칙‘ 등 미디어와 인권에 관한 다양한 주제의 기사가 게시되었습니다. 또한, 언론인권센터 회원인 SBS 강청완 기자와의 인터뷰도 함께 게재되었습니다. 다음주 언론인권통신에는 6월호 우수기사를 선정하여 게시할 예정입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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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차 언론인권포럼]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에 대하여 


  언론인권센터 정책위원회는 지난 7월 9일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주제로 제60차 언론인권포럼(내부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윤여진 상임이사가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의 배경’에 대해 발제를 하고 김준현 미디어피해구조본부장이 ‘언론피해구제법 개정안에 대한 검토’의 내용을 발제하고 함께 토론했습니다.


  언론인권센터는 ‘언론의 책임’이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시점임을 공감하고 현재 개정안에 손해배상의 범위로 정한 손해액의 3배의 배상은 통상적으로 볼 때 적절하며 3배의 손해배상에 대해 ‘징벌적’이라는 용어를 붙이는 것이 오히려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언론계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으로 저널리즘이 위축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언론의 책임있는 보도행위로 신뢰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언론보도피해에 대해 손해배상 3배의 민사상 책임과 함께 형사적 책임을 묻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또한 언론의 범위는 현재 언론피해구제법상 언론으로 규정한 방송사업자. 신문사업자, 잡지 등 정기간행물사업자, 뉴스통신사업자 및 인터넷신문사업자로 각 관련법상 등록·인가 받은 사업자로 유지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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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우리는 누구든 자신의 메시지를 전파할 수 있는, 즉 ‘사람들의 메시지가 곧 미디어가 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유튜브는 수많은 사람들이 컨텐츠 생산자로서 활동하고 있는 플랫폼이자, 가장 핵심적인 미디어로 자리매김하며 날로 그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디어의 영향력이 확장될수록 미디어의 공익성에 대해 고민하고, 새로운 미디어 환경을 위해 명확하고 실질적인 준칙을 마련할 필요성도 함께 높아집니다. 그리고 이러한 미디어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서는 이용자이자 구성원으로서 ‘우리’의 목소리가 가장 적극적으로 반영되어야 합니다. 


  모두가 자유롭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유튜브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어떠한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언론인권센터에서는 컨텐츠 생산자로서 가장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크리에이터 분들의 생생한 경험과 목소리를 담은 ‘유튜브 크리에이터 인터뷰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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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치도님을 간단하게 소개해주신다면? 

A. 저는 현재 바디 포지티브라는 운동을 기본으로 두고, 패션이나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고 있는 내추럴 사이즈 모델 ‘치도’라고 합니다. 저를 표현하는 말이 많죠? 그래서 가끔 이런 인터뷰를 할 때도 수식어 몇 개를 골라서 이야기하는데. 오늘 제가 저를 소개하는 말로 고르고 싶은 것은 ‘바디 포지티브’ 컨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라고 소개하고 싶네요. 


Q. 유튜브 채널을 처음 운영하시게 된 계기는? 

A. 유튜브를 시작할 때는 방향성이 분명했어요. 일단 내추럴 사이즈 모델 일을 시작했는데, 아는 사람도 없고. 이런 관련 업계에서 받아주지도 않으니까 이걸 알리고 어느 정도 궤도 위에 올려놓아야겠다는 생각도 했구요. 한편으로는 바디 포지티브에 대한 이야기를 꼭 하고 싶었어요. 저 역시도 예전에는 그렇게 살지 못했고, 저 스스로를 굉장히 미워했던 사람이라 이런 이야기들을 공론화시킬 필요를 느꼈던 것 같아요.  

Q. <성적 대상화 논란> 영상에서도 크리에이터의 책임에 대해서 언급을 해주셨는데요. 치도님이 생각하시는 크리에이터로서의 ‘책임’이란? 

A. 이제는 가볍게 유튜브를 하는 시대는 지난 것 같아요. 저는 제가 운영하는 채널의 방향성에 대해서 고민하며 길게 가고 싶었고. 그리고 이 영상을 볼 사람들은 누구이며, 이 영상을 통해 받을 영향은 또 무엇인지에 대해 많이 고민을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런 부분이 사실은 영상뿐만 아니라, 컨텐츠를 만드는 기획자라면 다 고민을 해보아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Q. 치도님이 생각하시는 크리에이터와 구독자의 관계는? 

A. 크리에이터와 구독자보다는, 저와 또치(치도님 채널의 구독자 애칭)의 관계는 ‘전우애’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 같이 이런 패션도 즐겨보자.”, “좋아요! 언니 때문에 바지 처음으로 입어봤어요.”, “우리 이런 건 조금 문제가 있지 않나요?”, “맞아요.” 이런 식으로 하나의 여론이 만들어지고, 내추럴 사이즈 모델이라는https://www.youtube.com/watch?v=NnnLQ-yUkKI 것도 세상에 알려지고, 패션쇼도 하게 되고, 이런 룩북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는 인식도 퍼지게 되고. 이렇게 같이 무언가를 만들어 나가는. 그런 전우애를 느끼고 있어요. 



[인터뷰 전문보기] https://blog.naver.com/cfmrhr/222031730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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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 크리에이터 인터뷰 시리즈] 제1편: 유튜버 치도님 인터뷰 영상편 ①



반복되는 체육계 폭력, 무엇이 문제인가?


   2018년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코치의 폭행과 성폭력을 고발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20대 국회에서 ‘운동선수 보호법’이 제정돼 다음 달 5일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심석희 선수의 용기는 법 제정뿐만 아니라 사회의 많은 변화를 이끌어냈는데요. 체육회와 문체부는 체육계 폭행 등 비리 근절을 위한 대책을 내놓았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스포츠 인권 특별조사단을 설립해 스포츠계 직권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들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습니다. 최근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 고 최숙현 선수가 소속팀 지도자, 팀닥터 등으로부터 상습적 폭행과 가혹행위에 시달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최숙현 선수는 경찰, 경북체육회, 대한체육회 인권상담센터, 대한 철인 3종 경기협회, 국가인권위원회까지 5번의 도움을 요청하였으나 도움을 받지 못하였습니다. 최숙현 선수의 사망 후에야 선수를 보호할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체육계 폭력이 근절되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BBC NEWS 코리아의 <매맞는 선수들...체육계 폭력 되풀이되는 이유는?>, 한겨레의 <최숙현 선수 비극 뒤엔…체육회-공무원-감독 그들만의 ‘검은 공생’> 보도를 소개합니다. 성적지상주의, 체육계의 폐쇄적 특성, 공무원-체육회-감독의 3자 카르텔 등을 언급합니다.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과 관련해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은 쇄신과 체육계 폭력을 뿌리 뽑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는 2019년 쇼트트랙 성폭력 사건 대책 발표에서 선수들의 미래를 무기로 부당한 행위를 자행하는 것을 뿌리 뽑고 근본적인 쇄신 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더 이상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고 최숙현 선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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