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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권통신 제854호] 언론인권센터 제8대 이사장 취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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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권센터 제8대 이사장 취임사

2020.04.08.


[1] 제8대 이사장 취임사 (이광택 국민대 법과대학 명예교수)

[2] <언론인권칼럼> 불안과 공포에서 생겨난 혐오가 위험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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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자유는 ‘타인의 권리의 보호’라는 의무와 책임을 수반하는 것입니다. 2013년 언론인권센터는 과거 10년 동안 허위보도, 왜곡보도, 편파보도 등 오보로 인한 언론보도 피해소송과 공익소송의 사례를 다룬 <언론에 당해 봤어?>를 간행하여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언론에 의한 피해의 가장 큰 문제는 원상회복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데 있습니다. 정정보도로 인한 회복은 미미한 수준이고, 시일도 적지 않게 걸리므로 개인이 상대하기에 언론은 너무 큰 권력입니다.

  언론인권센터는 오보나 왜곡 보도로 명예훼손, 사생활 침해 등 피해를 입은 시민이나 단체를 돕기 위해 언론 보도 피해자와 언론 개혁에 관심 있는 시민들의 단체입니다. 미디어를 둘러싼 대전환에 따른 환경변화에 대응하여 한편으로는 ‘알 권리’의 보장, 또 한편으로는 ‘언론인권’의 보장을 위한 길에 내년이면 창립 20주년을 맞게 되는 언론인권센터와 함께 해주시고 조언과 편달을 바라 마지않습니다. 

전문읽기: http://bitly.kr/INlHI5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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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공포에서 생겨난 혐오가 위험한 이유

 

정인숙 |  가천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코로나 사태가 인종주의를 부활시키고 있는 듯하다. 며칠 전 호주의 시드니에서 대낮에 백인 여성이 동양인 여성에게 얼굴에 침을 뱉고 욕설을 퍼붓는 일이 벌어졌다. 한국인 대상 폭행사건도 발생하여 외교부가 유감표명과 재발방지 요청을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호주의 백호주의는 익히 알려져 있지만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동양인은 무조건 바이러스 보균자인 것처럼 취급하며 피하고 경멸하는 서양인들의 행동이 미국과 유럽 여러 나라로부터 전해지고 있다. 몇 개월 전에는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버버리가 코로나를 이유로 런던 패션쇼에 한국인을 출입 금지시킨 바 있다. 네덜란드 항공사 KLM은 한글로 승무원 전용 화장실이라고 쓴 종이를 붙여놓아 논란을 일으켰다. 독일의 ‘슈피겔’지는 잡지 표지에 방독면을 쓰고 전신 방역복을 입은 사람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사진을 실었는데 거기에 ‘코로나바이러스,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문구를 붙였다. 어디 이뿐이겠는가. 아마 지금도 세계 도처에서 동양인들이 따가운 시선이나 조롱, 괴롭힘, 비하적 행동과 언어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바이러스 사태로 나타난 인종차별과 혐오는 불안과 공포로부터 파생되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병원균 혐오가 인종주의라는 또 다른 혐오와 상호작용하면서 혐오의 증강과 악순환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인종 차별과 편견이 바이러스로 인한 공포와 불안 속에서 증강되고 있으며, 심지어 나의 생명을 위협하는 대상에 대한 정당화된 혐오처럼 나타나고 있다.


  병원균 혐오는 원래 원시적이고 역사성이 있다. 재레드 다이아본드의 유명한 책 <총,균,쇠>를 보면 병원균의 습격이 인류역사의 운명을 바꾸어놓았다고 설명한다. “유라시아의 병원군은 총기나 철제 무기보다 훨씬 더 많은 아메리카 원주민을 죽게 했다(38쪽).” 혹시나 21세기 코로나 바이러스가 그런 병원균이 되는 것은 아닌지 서양인들은 두려워하고 있는지 모른다. 사망자 수, 확진자 수, 감염에 초점을 맞추어 끊임없이 계속되는 관련 보도는 그들뿐만 아니라 우리 역시 불안을 넘어서 공포를 느끼게 한다. 병원균에 대한 공포와 불안 속에서 사람들은 어떻게든 혐오의 대상을 찾아 증오하고 공격한다.


  그래서 그들의 혐오는 다시 우리의 혐오가 되어 국내 이주민에 대한 혐오의 가해자가 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전철 안에서 중국어가 들리면 주변의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를 옮긴다. 심지어 바이러스의 집단 발병지인 우한에서 이송해온 교민들을 격리시킬 장소를 찾을 때 일부 지역에서는 집단 반발하는 극도의 지역이기주의를 보이기도 했다.


  전 세계 인권 유린 사태를 조사해서 알리고 국가적 조치를 촉구하고 있는 비영리 국제단체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에서는 코로나 상황에서 국가가 취해야 할 인권준칙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조처가 특정 종교 집단 또는 민족 집단을 겨냥하거나 차별하지 않으며, 장애인과 고령자 등 소외 집단을 포용하고 그들의 권리를 존중하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보건의료 노동자들에게 코로나-19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고, 대중매체와 학교 네트워크를 통해 인권에 대한 인식을 증진하고, 이 바이러스가 국경이나 인종, 민족, 종교, 국적을 구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함으로써 낙인과 차별을 근절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www.hrw.org 참고).


  정부는 외교적으로 서방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는 인종주의에 대해 보다 적극적이고 강경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공포와 불안 심리를 이용하여 인종주의라는 가장 나쁜 혐오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서는 안 된다. 카롤린 엠케가 <혐오사회>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것은 ‘증오에의 공모’이다. 역사적으로는 홀로코스트의 출발점이었다. (20.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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