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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후기][2018 인권강사 양성과정(심화)] 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 인권 / 정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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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인권강사 양성과정(심화) 강의 후기]   제4강 표현권과 인권교육 ― 심영섭(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 인권
 

정혜경 ㅣ 인권강사 양성과정 수강생

  지난 해 11월 곰탕집에서 한 남성이 여성의 신체를 만졌다는 혐의(강제추행)로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받은 사건이 있었다. 이후 피고인의 아내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남편의 판결이 부당하다는 글을 올리면서 공론화됐다. 이 사건을 두고 '무죄추정원칙'이 무너진 것에 항의하기 위해 한 카페의 회원들이 지난 27일 혜화역에서 유죄판결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한겨레> 기자가 집회 현장에서 만난 14명의 시민들에게 인터뷰를 했는데 '곰탕집 성추행 사건'에 대해 정보를 접한 곳이 언론 보도보다는 주로 유튜브나 인터넷 커뮤니티라고 답했다. 14명 가운데 사건에 대한 정보를 유머/자동차/축구게임 커뮤니티에서 접했다고 밝힌 이가 9명이었다. 페미니즘 비판 영상을 주로 제작하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사건에 대한 정보를 습득했다는 사람도 3명이었다.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사건을 접했다는 이는 2명밖에 없었다고 한다.

정보를 접하는 플랫폼이 매우 다양해졌다. 인터넷, 특히 모바일에 의한 미디어 의존도는 점점 높아져 가고 있다. 모바일 미디어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접하고 누구나 정보를 생산하는 것이 가능해진 만큼 출처를 알 수 없고, 사실 확인도 거치지 않은 '가짜 뉴스'들이 넘쳐나고 있다. '곰탕집 사건' 집회자들은 언론보도가 아닌 일부 편향되고 왜곡된 선입관을 뒷받침하는 근거만 수용하는 정보들을 접했다고 했다. 언론 뉴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언론사들이 사실을 보도하는 것처럼 하지만, 사건의 일부만 편집해 맥락을 삭제한 조작과 오보를 만들어 내고, 없었던 사실을 허위로 보도하는 행태로 인해 일명 '기레기'를 양산해 내는데도 일말의 죄책감도 없다. 그 동안 우리는 북한, 세월호, 난민, 조현병 등과 관련된 뉴스에서 조작과 오보의 정보를 접하고 사회 갈등과 혐오가 넘쳐났던 것들을 잘 알고 있다. 언론인들의 기본적인 인권의식과 공감능력 부재에 의한 보도 참사가 비일비재 하지만 시청률이 높으면 계속 방영되고 변화하지 않는 것에 시청자들의 인권적 모니터 감시가 필요하다.

SBS 드라마 리턴(2018.1~3월 방영)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15세 이상 시청가 등급으로 분류했음에도 연쇄살인범에게 살해당한 피해 여성의 사체를 불필요하게 몸을 드러나도록 전시하거나 드라마 맥락과 불필요한 강간, 성희롱, 성추행, 성매매 그리고 여성들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장면들이 넘쳐났다. 이에 방통위는 지상파 방송으로서의 공적 책임을 망각한 것으로 판단하여 경고를 결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시청률 대박으로 제작진들 역시 언론들과 마찬가지로 문제의식이 없고 이후에도 이런 드라마는 계속 만들어 질 것이다. 변화하지 않는 제작자들에게 힘을 주는 것은 시청률을 높여주는 시청자들이다.

언론도 드라마도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살아남고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인권의식의 함양이 필요하다. 언론은 공정하고 정확해야 하며 정보를 생산해내는 생산자의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하나 혐오의 표현과 조작된 정보 생산까지의 자유를 보장할 수는 없다. 그러나 처벌은 마지막 수단이 되어야 한다. 누구나 방송 제작이 가능한 만큼 1인 크리에이터/뉴스/드라마/게임/애니메이션 등 제작자와 시민들의 인권의식이 함께 함양되기 위해서는 언론인권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 교육은 가정, 학교 그리고 사회에서의 협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토요일 오후 교육을 듣는 내내 수강생들의 탄식과 분노가 넘쳐났다. 함께 공분하고 연대하는 동료들이 있음에 앞으로 가야할 길이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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