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EN 인권 옹호자 보호 프로젝트] 반올림에 대하여


[IPEN 인권 옹호자 보호 프로젝트]

○ 본 프로젝트는 반올림 활동가 및 피해자들의 인권 침해를 기록하고 법적 대응 및 사회화를 통하여 인권 침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 반올림을 허위사실과 모욕적 표현으로 비난한 언론사에 손해배상 소송 3건을 진행 중인 언론인권센터에 소송 법률지원 기금을 집행합니다. (일부 승소, 현재 항소심 진행 중)

 

반올림에 대하여

공유정옥 ㅣ 반올림 자원활동가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이하 반올림)이 발족한 2007년 11월부터 첫 몇년 동안, 주류 언론은 삼성 직업병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커녕 존재 자체에 침묵했습니다. 야속한 다수의 침묵 속에서도 반올림의 목소리를 소개하는 매체들과 언론인들이 있어 참 다행이었습니다.

  그런데 삼성의 제안으로 2013년 말부터 직업병 피해에 대한 교섭이 진행되면서, 몇몇 친삼성 언론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의 말을 받아쓰기라도 한 듯 천편일률로 반올림을 적대하는 내용들이었습니다. 2014년 하반기에 6명의 피해가족들이 반올림에서 이탈하여 가족대책위를 만들자 ‘반올림 활동가들이 피해자들을 내쫓았다’고 거짓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삼성, 반올림, 가족대책위 3자 사이의 조정이 진행되던 중 삼성과 가족대책위가 독단적으로 보상안을 발표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들이 만든 조정 절차를 그들 스스로 기만하고 중단시킨 것에 분노하며, 반올림은 삼성에게 대화 약속 이행을 요구하는 노숙농성을 2015년 10월부터 시작했습니다. 24시간 길 위에서 지내는 농성이 계속되자 몸이 고단했습니다. 그러나 더 힘든 건 그 언론들의 악의에 찬 기사들이었습니다. 반올림에 참여하고 있는 피해자들과 활동가들을 욕하기 위하여 사실을 왜곡하고 거짓 이야기를 지어내는 기사들을 볼 때마다 우린 끓어오르는 분노와 절망에 시달렸습니다. 인간에 대한 존중과 우애를 구현하는 운동의 정신이, 도를 넘는 악성 기사들을 연이어 써대는 몇몇 기자 개인에 대한 증오 때문에 흐트러질까 두려울 정도였습니다.

  다행히도 언론인권센터를 통해 악질적인 거짓 이야기를 반복해서 생산하는 몇몇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긴 농성 때문에 이런 궂은 일에 발벗고 나서준 분들에게 답례조차 변변히 할 수 없는 처지가 못내 안타까왔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그동안 반올림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던 아이펜(IPEN, 유해물질의 환경 및 건강피해에 맞서는 세계 시민사회단체들의 네트워크)에서 이런 일에 도움을 받을만한 소액 기금지원사업이 있다는 걸 알려주었습니다. 처음 해보는 일이었지만, 아이펜의 도움 덕분에 사업계획서를 무사히 제출할 수 있었습니다. 반올림을 적대하는 친삼성 언론이나 시시때때로 반올림 농성장을 공격했던 소위 태극기 부대니 엄마 부대니 하는 이들의 행태를 ‘인권옹호자’에 대한 공격과 탄압이라 할 수 있으니, 앞으로 이런 자들이 인권옹호자들을 함부로 탄압하지 못하도록 하려면 그 행위를 기록하고, 알리고, 법적 대응을 통해 바로잡아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사업 신청은 무난히 받아들여졌고, 적어도 올 한해 언론소송을 위한 활동과 반올림 피해가족 및 활동가들에 대한 공격의 기록과 법적 대응에 소액이나마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꿈쩍하지 않는 삼성을 움직이게 만든 반올림의 1,023일 노숙농성이 수많은 이들의 염려와 참여를 통해 가능했던 것처럼, 싸우는 이들을 함부로 짓밟는 ‘기레기’에 대한 대응도 언론인권센터 분들과 아이펜, 그리고 기금 지원기구의 손길 덕분에 가능해진 셈입니다. 소송 하나하나를 이길 때마다 몇 년 동안 묵었던 상처들이 아물어갑니다. 참 고마운 경험입니다.